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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판례/해석

[판례] 항운노동조합이 다른 항운노동조합의 하역작업을 불가능하게 한 것은 노동조합법상의 쟁의행위에 해당하지 않고 공정거래법에서 금지하는 사업활동 방해행위에 해당

[ 판례 ]

항운노동조합이 다른 항운노동조합의 하역작업을 불가능하게 한 것은 노동조합법상의 쟁의행위에 해당하지 않고 공정거래법에서 금지하는 사업활동 방해행위에 해당한다

대법원 2022두62888 (2023.07.13.)

* 사건 : 대법원 제3부 판결 2022두62888 시정명령등취소

* 원고, 상고인 : A연맹 B노동조합

* 피고, 피상고인 : 공정거래위원회

* 원심판결 : 서울고등법원 2022.10.13. 선고 2021누40654 판결

* 판결선고 : 2023.07.13.


[주 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 유]
  • 상고이유(상고이유서 제출기간이 지난 다음 제출된 상고이유서 기재는 상고이유를 보충하는 범위에서)를 판단한다.
  • 1. 사안의 개요
  • 원심판결 이유와 기록에 따르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알 수 있다.
  • 가. 원고는 1980년경 D지역에서 항만하역작업에 종사하는 근로자를 조합원으로 하여 설립된 산업별 단위노동조합으로서, 고용노동부장관으로부터 D지역 항만하역 등 근로자공급사업 허가를 받아 근로자공급사업을 영위하면서 각 하역업체에 소속 조합원들을 공급하여 왔다. 구체적으로, 하역업체가 근로자 공급을 요청하면, 원고는 소속 조합원들로 하여금 하역업체에 근로를 제공하도록 하고, 하역업체로부터 근로를 제공한 조합원들에 대한 임금을 일괄 지급받은 다음, 그중 조합비를 공제한 나머지를 각 조합원에게 분배하여 왔다. 나. 원고는 D지역에서 항만하역업체에 근로자를 공급하는 유일한 노동조합으로서 독점적인 지위를 누리고 있었는데, AR노동조합이 2014.12.2. 설립되어 2015.8.3. 근로자공급사업 허가를 받음에 따라 양 노동조합 사이에 갈등이 시작되었다.
  • 1) 항만하역업체인 주식회사 BZ(이하 ‘BZ’이라고 한다)은 2019.1.19. AR노동조합과 사이에 계약기간을 2019.1.21.부터 2021.1.20.까지로 정하여 노무공급협약을 체결한 다음(이하 ‘이 사건 노무공급계약’이라고 한다), 2019.1.21. 17:00부터 실시할 예정이던 CA의 선박블록 하역작업에 대하여 노무공급을 요청하였다.
  • 2) 원고는 2019.1.21. 15:00경 CA 내 부두에 2개의 농성용 텐트를 치고, 2대의 차량과 소속 조합원들을 동원하여 부두 및 선적용 중장비 통행로를 봉쇄하였다(이하 ‘이 사건 행위’라고 한다). 이로 인하여 AR노동조합 소속 조합원들과 선박블록 운송을 위한 중장비의 부두 진입이 불가능해졌다.
  • 3) 당일까지 위 하역작업을 반드시 마무리하여야 했던 CA은 같은 날 17:30경 BZ에 대하여 BZ과의 운송계약을 해지한다고 구두로 통보하였다. 이에 따라 원고 및 AR 노동조합 소속 조합원들과 BZ 직원 등은 모두 위 부두에서 철수하였다. BZ은 2019.1.31. 이 사건 노무공급계약을 해지하였다.
  • 다. 피고는 2021.3.25. 원고에 대하여, 이 사건 행위가 AR노동조합의 하역작업을 불가능하게 하는 것으로 구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2020.12.29. 법률 제17799호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공정거래법’이라고 한다) 제23조제1항제5호에서 금지하는 사업활동 방해행위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원심판결 별지 1 기재와 같은 시정명령 및 과징금납부명령을 하였다.
  • 2. 제1상고이유에 대한 판단
  • 가. 원고는 공정거래법 제2조제1호의 사업자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하나, 이는 원고가 원심 변론종결시까지 주장하지 않다가 상고심에 이르러 비로소 주장하는 것으로서 적법한 상고이유가 될 수 없다(대법원 1987.2.24. 선고 86누325 판결 등 참조).
  • 나. 그뿐만 아니라, 공정거래법 제2조제1호는 불공정거래행위의 주체인 사업자를 ‘제조업, 서비스업, 기타 사업을 행하는 자’로 규정하고 있을 뿐 그 범위에 관하여 아무런 제한을 두고 있지 않은 점, 국내 근로자공급사업의 경우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하 ‘노동조합법’이라고 한다)에 따른 노동조합만 그 사업의 허가를 받을 수 있는바(직업안정법 제33조제3항제1호 참조), 근로자공급사업 허가를 받은 노동조합은 노동조합의 지위와 사업자의 지위를 겸하게 되는 점, 불공정거래행위 등을 규제하여 공정하고 자유로운 경쟁을 촉진하고자 하는 공정거래법의 입법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근로자공급사업 허가를 받은 노동조합도 공정거래법의 적용대상으로 삼을 필요성이 있는 점 등을 고려해 보면, 적어도 노동조합이 직업안정법에 따라 근로자공급사업 허가를 받아 이를 영위하는 범위 내에서는 공정거래법의 적용대상인 ‘사업자’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 원심은 같은 취지에서 원고가 공정거래법 제2조제1호의 사업자에 해당함을 전제로 공정거래법을 적용하였다. 원심의 이러한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공정거래법의 적용대상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으로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
  • 3. 제2상고이유에 대한 판단
  • 노동조합법 제2조제6호에 따르면 쟁의행위란 파업·태업·직장폐쇄 기타 노동관계 당사자가 그 주장을 관철할 목적으로 행하는 행위와 이에 대항하는 행위로서 업무의 정상적인 운영을 저해하는 행위를 말한다.
  • 그런데 원심판결 이유 및 기록에 따라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원고와 BZ 사이에 2018.7.경 체결된 노무공급협약은 이 사건 행위 전날인 2019.1.20. 기간만료로 종료되었고, BZ이 2019.1.21. 이후의 하역작업에 관해서는 원고 대신 AR노동조합과 이 사건 노무공급계약을 체결한 점, 이 사건 행위는 원고가 2019.1.21. AR노동조합의 하역작업을 저지하기 위한 것으로서, 그 주된 목적은 근로조건의 향상이 아니라 신규 근로자공급사업자인 AR노동조합을 배제하고 원고의 독점적 지위를 유지·강화하는 데 있는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행위는 노동조합법상 쟁의행위의 실질을 갖추었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원고의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이 사건 행위가 적법한 쟁의행위로서 정당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수는 없다.
  • 원심은 같은 취지에서 이 사건 행위가 적법한 쟁의행위 내지 정당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다. 원심의 이러한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쟁의행위 또는 정당행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으로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
  • 4. 제3, 4상고이유에 대한 판단
  • 공정거래법 제23조제1항제5호, 구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시행령」(2021.12.28. 대통령령 제32274호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 제36조제1항 [별표 1의 2] 제8호 (라)목이 정한 ‘기타의 사업활동방해’에 해당하려면 사업자의 행위가 부당한 방법으로 다른 사업자의 사업활동을 심히 곤란하게 할 정도로 방해하는 경우이어야 한다. 이때 ‘부당성’의 유무는, 해당 사업자의 시장에서의 지위, 사용된 방해 수단, 그 수단을 사용한 의도와 목적, 사용된 수단과 관련한 법령의 규정 내용, 문제 된 시장의 특성, 통상적인 거래 관행, 방해 행위의 결과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그 행위가 공정하고 자유로운 거래를 저해할 우려가 있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8.7.11. 선고 2014두40227 판결 참조).
  • 원심은 그 채택 증거를 종합하여 판시와 같은 사실을 인정한 다음, 원고는 AR노동조합이 근로자공급사업 허가를 받기 전까지 D지역에서 유일한 근로자공급사업자로서 독점적인 지위를 누리고 있었던 점, 원고의 이 사건 행위로 인하여 BZ과 AR노동조합 사이의 이 사건 노무공급계약이 해지된 점, 이 사건 행위의 주된 목적은 신규 사업자인 AR노동조합을 배제하고 원고의 독점적 지위를 유지·강화하는 데 있으며, 실제로 원고는 이 사건 행위로 인하여 독점적 지위를 계속 유지할 수 있었던 점 등을 이유로, 이 사건 행위가 부당한 방법으로 AR노동조합의 사업활동을 방해하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다.
  • 원심판결 이유를 관련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이러한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가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부당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으로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
  • 5. 제5상고이유에 대한 판단
  • 원심은 그 채택 증거를 종합하여 판시와 같은 사실을 인정한 다음, 이 사건 행위 당시 BZ이 AR노동조합의 유일한 거래상대방이었던 점, 이 사건 행위로 인하여 AR노동조합은 매출을 전혀 기록하지 못하였고 향후 근로자공급 실적 미비를 이유로 근로자공급사업 허가가 취소될 가능성마저 있는 점, 원고의 AR노동조합에 대한 업무방해 가능성만으로도 AR노동조합이 D지역 하역업체와 계약을 체결하거나 계약 체결을 교섭함에 있어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점, AR노동조합의 경쟁력이 원고에 비하여 부족하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행위로 인하여 이 사건 노무공급계약이 해지된 이상, AR노동조합의 사업활동이 현저히 곤란해진 것은 원고의 이 사건 행위로 인한 것이라고 봄이 타당한 점 등의 사정을 들어, AR노동조합의 사업활동이 이 사건 행위로 인하여 현저히 곤란하게 되거나 곤란하게 될 가능성이 있을 정도로 방해되었다고 판단하였다.
  • 원심판결 이유를 관련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이러한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가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기타의 사업활동방해’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으로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
  • 6. 결론
  •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가 부담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안철상(재판장), 이흥구(주심), 노정희, 오석준
서울시 종로구 삼일대로30길 21, 종로오피스텔 417호 지영노무법인
Tel. 02-747-94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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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0-10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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