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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판례/해석

[판례] 부속합의서는 그 체결 경위 및 내용에 있어서 위임받은 권한의 범위를 일탈한 것이어서 무효이거나, 이 사건 단체협약의 일부가 아니라고 봄

[ 판례 ]

부속합의서는 그 체결 경위 및 내용에 있어서 위임받은 권한의 범위를 일탈한 것이어서 무효이거나, 이 사건 단체협약의 일부가 아니라고 봄이 옳다.

서울고법 2021나2008550 (2022.01.11.)

* 사건 : 서울고등법원 제38-3민사부 판결 2021나2008550 임금 및 단체협약 무효 확인 등의 소

* 원고, 피항소인 : 1. A 노동조합, 2. B

* 피고, 항소인 : 사단법인 C

* 제1심판결 : 서울중앙지방법원 2021.2.5. 선고 2019가합526724 판결

* 변론종결 : 2021.11.02.

* 판결선고 : 2022.01.11.

[주 문]

1. 제1심 판결을 취소한다.
2.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3. 소송총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청구취지 및 항소취지]

1. 청구취지
    가. 원고 A 노동조합과 피고 사이에 2018.10.10. 체결된 2018년 임·단협 합의는 무효임을 확인한다.
    나. 원고 B은 피고의 근로자임을 확인한다.

2. 항소취지
    주문과 같다.

[이 유]
  • 1. 기초사실
  • 이 법원이 이 부분에 관하여 적을 이유는, 아래와 같이 고쳐 쓰는 것 외에는 제1심 판결 중 해당 부분(제2쪽 제10행부터 제4쪽 아래에서 제7행까지의 ‘1. 기초 사실’ 부분)의 기재와 같으므로, 민사소송법 제420조 본문에 의하여 이를 그대로 인용한다.
  • ○ 제1심 판결문 제3쪽 첫 번째 표 아래 제5행부터 제4쪽 두 번째 표까지(1. 기초사실 마., 바.항 부분)를 아래와 같이 고쳐 쓴다. 『마. 원고 B과 D은 이 사건 단체협약서 체결 당시 위 협약서에 추가하여 아래와 같은 내용의 부속합의서(갑 제1호증의 3)를 작성하였다. 다만 그 내용 중 3항 동아리 회비에 관한 부분을 제외한 나머지 조항으로만 작성된 부속합의서(갑 제1호증의 2)도 존재한다(이하 3.항 기재 여부를 불문하고 이를 모두 ‘이 사건 단체협약 부속합의서’라 한다).
    <2018년 임·단협 부속합의서>
    • 사단법인 C과 A 노동조합은 다음과 같이 합의한다.
    • 1. E단체 및 A 노동조합과 사단법인 C이 2018년 임·단협과 관련하여 합의 및 논의된 사항에 대하여 교섭대표인 D이사가 모든 이행 책임을 지기로 한다.
    • 2. 임금피크제 시행에 앞서 과장급이상 부서장의 2017년도 임금인상액(월30만 원)을 반납하기로 한다.
    • 3. 2020년 1월 1일부로 동아리 회비(연 일천만 원)을 폐지한다.
    • 4. 본 부속합의서는 공개하지 않기로 한다. 끝.
  • 바. 한편, 아래와 같은 내용과 함께 작성일자가 2018.10.10.로 기재된 문서(갑 제1호증의 4)가 존재하는데, 그 문서 아래에는 ‘사단법인 C 교섭대표 D’, ‘A노동조합 위원장 B’으로 이름이 기재되어 있고, 그 이름 옆에 D과 원고 B의 서명이 되어 있다(이하 이를 ‘이 사건 쟁점 부속합의서’라 한다).
    <2018년 임·단협 부속합의서 2>
    • 사단법인 C과 A 노동조합은 다음과 같이 합의한다.
    • 1. F 총지배인의 퇴직 확인서에 대한 이행을 재확인하며, 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2018년 임·단협 합의는 그 효력을 상실하고 B 노조위원장은 복직하기로 한다.
    • 2. 본 이 사건 쟁점 부속합의서는 공개하지 않기로 한다.
  • 2. 원고들 주장의 요지
  • 이 사건 쟁점 부속합의서는 이 사건 단체협약과 일체를 이루는 문서로서, 퇴임 확인서에 따른 F의 사임이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이 사건 단체협약을 무효화하고 사직한 원고 B이 복직하기로 노사 간에 합의한 것이다. 그런데 피고는 퇴임 확인서의 내용을 이행하지 않았으므로, 이 사건 쟁점 부속합의서에 따라 이 사건 단체협약은 무효이고, 원고 B은 복직하게 되어 피고의 근로자 지위에 있다는 확인을 구한다.
  • 3. 판단
  • 가. 노동조합과 사용자 또는 사용자단체로부터 교섭 또는 단체협약의 체결에 관한 권한을 위임받은 자는 그 노동조합과 사용자 또는 사용단체를 위하여 위임받은 범위안에서 그 권한을 행사할 수 있고[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하 ‘노동조합법’이라 한다) 제29조제3항], 단체협약은 서면으로 작성하여 당사자 쌍방이 서명 또는 날인하여야 한다(노동조합법 제31조제1항).
  • 한편 처분문서는 그 성립의 진정함이 인정되는 이상 그 기재 내용을 부인할 만한 분명하고도 수긍할 수 있는 반증이 없는 한 거기에 기재되어 있는 문언 그대로 의사표시의 존재와 내용을 인정하여야 하고(대법원 2011.9.29. 선고 201다50882 판결 등 참조), 이는 단체협약과 같은 처분문서의 경우에도 마찬가지라고 할 것이다.
  • 이와 같은 법리를 앞서 인정한 기초사실에 비추어 보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원고 노동조합의 대표자인 원고 B과 피고의 교섭담당자인 D이 이 사건 단체협약이 체결된 2018.10.10. 이 사건 쟁점 부속합의서를 작성함으로써 원고 노동조합과 피고 사이에 그와 같은 내용의 단체협약이 체결되었다고 볼 여지는 있다(이에 대하여 피고는, 이 사건 쟁점 부속합의서는 이 사건 단체협약과 같은 날 일체로 작성된 것이 아니라 원고 B과 D이 공모하여 사후에 작성한 후 그 일자만 소급하여 기재한 것이라는 취지의 주장을 하나, 피고가 이 사건에서 주장하고 있는 사정들만으로는 이 사건 쟁점 부속합의서가 이 사건 단체협약과 같은 날에 작성되었다는 위 인정을 뒤집기에 부족하다. 이를 전제로 한 피고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 나. 그러나 앞서 든 증거들 및 을 제25, 27, 28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쟁점 부속합의서는 그 체결 경위 및 내용에 있어서 원고 B이 원고 노동조합의 조합원들로부터, D이 피고로부터 각 위임받은 권한의 범위를 일탈한 것이어서 무효이거나, 이 사건 단체협약의 일부가 아니라고 봄이 옳다(위와 같이 이 사건 쟁점 부속합의서가 무효이거나 이 사건 단체협약의 일부가 아니라고 판단하는 이상, 이 사건 쟁점 부속합의서가 무효라는 점에 대한 피고의 다른 주장에 관하여는 더 나아가 판단하지 아니한다).
  • 따라서 이 사건 쟁점 부속합의서가 유효하거나 이 사건 단체협약의 일부임을 전제로 한 원고들의 주장은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모두 이유 없다.
  • 1) 노동조합이 하나의 사단이기는 하나, 근로자의 결집에 의한 실력투쟁단체로서의 노동조합은 개개의 조합원을 초월하는 독자적인 존재인 것은 아니고, 더구나 단체협약은 개개 조합원의 권리의무의 내용을 결정하는 규범적 효력을 가지는 것으로서 조합원의 근로조건 등 생존권과 직결되는 것이므로 단체협약의 체결과정에 조합원의 민주적 절차에 따른 집단적 의사가 특별히 반영되어야 함은 두말할 나위도 없다(대법원 1993.4.27. 선고 91누12257 전원합의체 판결 중 반대의견 참조).
  • 따라서 노동조합의 대표자에게 단체교섭의 권한 외에 교섭한 결과에 따라 단체협약을 체결할 권한까지 부여되어 있고 그러한 권한을 전면적·포괄적으로 제한할 수는 없다 하더라도, 단체협약 체결 이전에 조합원의 의사를 대략적으로라도 확인하여야 하고, 체결 이후에도 조합원들에게 교섭결과를 공개하여 이에 대한 조합원들의 집단적 의사가 무엇인지를 확인하는 등 최소한의 절차를 거쳐야 한다고 봄이 옳다. 그리고 이러한 점은 사용자로부터 단체교섭 및 체결권한을 위임받은 사용자측 교섭담당자에게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고 할 것이다.
  • 2) 그런데 이 사건 쟁점 부속합의서 작성 이전에 그 내용과 관련하여 원고 B이 원고 노동조합의 조합원들을 상대로 의견을 구하거나, D이 피고와 사이에 이에 관한 논의를 하였음을 인정할 증거가 전혀 없다.
  • 나아가 이 사건 쟁점 부속합의서 작성 이후에도 이 사건 쟁점 부속합의서는 이 사건 단체협약서나 이 사건 단체협약 부속합의서와는 달리, 대외적으로는 물론, 원고 노동조합의 조합원들이나 피고 소속 임원들 어느 누구에게도 공개되지 않았다(이 법원 증인 D은 이 사건 쟁점 부속합의서를 F에게 보여주었다는 취지의 증언을 하였으나, 그 전후 사정에 대한 증인의 증언에 비추어 보면 일관성이 없어 그 증언은 믿기 어렵다. 설령 위 증언대로 D이 F에게 이 사건 쟁점 부속합의서를 보여주었다고 가정하더라도, F이 이를 다시 피고의 대표자에게 보고하였거나 그 내용이 대표자에게 전달되었다고 인정할 증거가 없는 이상, 이 사건 쟁점 부속합의서가 피고에게 공개되었다고 평가할 수 없음은 마찬가지이다).
  • 이 사건 단체협약은 그에 따른 취업규칙 개정 등을 통하여 원고 노동조합의 조합원들 뿐만 아니라 피고 소속 근로자들 모두와 사용자인 피고에게 일률적으로 적용되는 구속력을 가지는데, 그 유효 여부에 조건을 설정하였다는 중대한 사정을 단체협약의 적용대상자인 원고 노동조합의 조합원들이나 피고에게 사전에는 물론 사후에도 전혀 공개하지 않았다는 점만으로도 이 사건 쟁점 부속합의서는 그 절차적 정당성을 잃은 것이고, 이러한 단체협약 체결 행위는 원고 노동조합의 조합원들이 원고 B에게 위임한 권한과 피고가 D에게 위임한 권한의 범위를 모두 넘어서는 것이라고 봄이 옳다.
  • 3) 근로자들의 근로조건을 유지·향상시키고 노동조합 대표자 등의 어용화나 배임행위를 견제하며 노동조합의 자주성과 민주성을 확보하기 위하여, 근로자들이 노동조합의 대표자 등의 단체교섭이나 단체협약체결을 감시·감독하고 통제할 수 있는 최소한의 장치가 마련되어야 할 필요성이 있고, 이는 사용자와 사용자측 단체교섭 담당자 사이의 관계에서도 마찬가지라 할 것인데, 이러한 장치로서 가장 본질적인 것이 단체교섭과정 및 교섭결과의 공개를 통한 단체교섭·협약체결의 투명화일 것이다.
  • 나아가 단체교섭 대표자가 상대방과 결탁하여 근로자 또는 사용자에게 일방적으로 불리한 단체협약을 체결하고 근로자나 사용자로 하여금 어쩔 수 없이 그 단체협약을 지키도록 하는 것은 단체협약 체결권한을 대표자에게 위임한 근본 취지에 반할 뿐만 아니라, 근로자와 사용자간에 불필요한 집단적 분쟁을 발생시키는 계기가 된다는 점까지 고려하여 보면, 이 사건에서와 같이 단체협약이 적용되는 당사자들의 의사는 전혀 반영되지 않은 채, 단체교섭에 실제 참여한 두 사람만이 그 교섭과정이나 교섭결과의 존재를 아는 이와 같은 비공개 단체협약에 대하여는, 집단적 구속력이 인정되는 단체협약의 본질상 적어도 단체협약으로서의 효력은 인정하여서는 안 될 것이다(원고 B은 이 사건 쟁점 부속합의서를 공개하지 않은 이유에 대하여 F을 위해서라고 진술하였을 뿐이고, 달리 이 사건 쟁점 부속합의서의 비공개에 어떠한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고 볼만한 증거도 없다).
  • 4) 근로자는 근로조건의 향상을 위하여 단체교섭권 등 헌법상의 근로3권을 가지고(헌법 제33조제1항), 노동조합은 근로조건의 유지·개선 기타 근로자의 경제적·사회적 지위의 향상을 도모함을 목적으로 하여야 하며(노동조합법 제2조제4호), 노동조합의 대표자는 그 노동조합 또는 조합원을 위하여 사용자나 사용자단체와 교섭하고 단체협약을 체결할 권한을 가진다(노동조합법 제29조제1항).
  • 위 규정들의 취지를 종합하여 보면, 단체교섭의 대상이 되는 사항은 기본적으로 조합원의 근로조건의 유지 또는 향상을 목적으로 하는 근로조건의 결정이나 이를 위한 노동조합의 활동 등에 관한 사항이라고 할 것이고, 이에 더하여 단체협약이 근로조건을 집단적·통일적으로 규율하는 노사 간의 규범으로써의 효력을 갖는다는 점까지 고려하면, 단체교섭의 대상이 되는 근로조건은 모든 조합원에 대하여 일반적으로 적용되는 사항을 의미하는 것이고, 특정 조합원 개인에게만 적용되는 근로조건 등에 관한 사항은 규범적 성격을 가질 수 없으므로 원칙적으로는 단체교섭의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보아야 한다.
  • 다만, 특정 개인에 관련한 사항이라고 하더라도 그것이 실질적으로 조합원 전체에 대한 근로조건의 기준이나 절차에 관련되거나 노동조합의 정상적인 활동을 보장받기 위하여 필요한 사항인 경우에는 단체교섭의 대상이 될 수 있고, 사용자가 스스로 노동조합과의 사이에 임의로 위와 같은 사항에 관하여 단체교섭을 진행하여 단체협약을 체결하는 경우도 있을 수 있으나, 이는 어디까지나 예외에 해당하므로 매우 제한적으로 해석되어야 한다.
  • 5) 원고들이 주장하는 바와 같이, 이 사건 쟁점 부속합의서가 작성되기 이전에 이미 F 스스로가 사임의 의사표시를 하였고, 피고는 그 무렵 이를 승인하면서 피고 대표자가 이와 같은 내용을 확인하는 퇴임 확인서를 작성하여 원고들에게 교부하였으므로, 이 사건 쟁점 부속합의서는 피고가 이미 퇴임 확인서로 원고들에게 확인하여 준 F의 사임 사실을 재확인하는 것에 불과할 뿐 그 자체로써 F 특정 개인의 퇴임을 강제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 그러나 이에 더 나아가 F이 퇴임하지 않을 경우 이 사건 단체협약이 무효가 되고 원고 B이 복직하는 것으로 정한 부분은, 아래와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이는 원고 B과 D이 각자 위임받은 단체교섭·단체협약체결권의 범위를 일탈한 것이라 봄이 타당하다.
  • ① 집단적 구속력이 인정되는 단체협약의 유효 여부가 특정 개인의 퇴임이라는 사후적인 사정에 좌우되고, 나아가 퇴임 불이행이라는 우연한 사정에 힘입어 교섭당사자인 원고 B 개인의 복직까지 보장된다는 점은 통상적인 단체교섭 대상의 범위 내에 있지 않음은 분명하다. 원고 노동조합의 조합원들이나 피고가 원고 B 및 D에게 이처럼 이례적인 내용까지도 단체협약의 형태로 교섭·체결할 수 있는 무제한적인 권한까지 부여하려는 의사였다고 볼 수는 없다(그럼에도 원고 노동조합의 조합원들이나 피고로부터 이에 관한 개별적·구체적인 권한을 위임받았거나 그 결과를 공개하는 방식으로 이를 추인 받는 절차를 전혀 거치지 않았음은 앞서 살펴 본 바와 같다).
  • ② 더구나 ‘원고 B 개인의 복직’은 실질적으로 원고 노동조합의 조합원 전체에게 적용되는 근로조건의 유지·향상을 위한 것이라거나 원고 노동조합의 정상적인 활동을 보장받기 위한 것으로 볼 만한 사정도 없어 단체협약과는 전혀 무관할 뿐만 아니라, 원고 노동조합의 조합원들의 의사도 이와 같다고 볼 만한 객관적인 증거도 없다(당시 원고 노동조합의 조합원들 모두가 F이 퇴임하지 않는다면 원고 B도 복직하여야 한다는 의사를 가지고 있었다고 볼 근거가 없다).
  • 원고 B의 복직에 관하여 원고 B과 피고 사이에 개별적인 약정을 체결할 수 있음은 별론으로, 이는 원고 B이 원고 노동조합의 대표자로서 원고 노동조합 조합원들의 이익과 의사가 반영되어야 하는 단체협약의 형식으로 약정할 수 있는 사항이 아니다.
  • ③ 나아가 피고는 이 사건 단체협약 체결 전에 이미 이 사건 화해조서를 체결하여 원고 B과 사이에 원고 B이 피고로부터 2억 원 상당의 퇴직위로금을 수령하는 조건으로 사직하는 것으로 합의하였고, 이에 따라 원고 B도 이 사건 단체협약이 체결된 이후인 2018.10.19. 스스로 사직함으로써, 피고와 원고 B 사이의 근로계약관계는 확정적으로 종료되었다.
  • 그럼에도 원고 B과 D이 이 사건 단체협약을 체결함에 있어 단체협약과 전혀 무관한 원고 B의 복귀를 조건으로 하면서까지 단체협약을 체결할 것을 피고가 지시하였다고 인정할 만한 증거도 없고, 피고가 이를 예상할 수 있었다고 볼 수도 없다.
  • 6) 또한 ① 원고 B과 D이 이 사건 쟁점 부속합의서를 작성하기 전에 그 내용을 원고 노동조합의 조합원들이나 피고의 대표와 논의한 적이 없고, 이 사건 단체협약의 최종 서명과정에서 원고 B의 갑작스런 요구를 D이 임의로 받아들이는 방식으로 이 사건 쟁점 부속합의서가 작성된 것으로 보이는 점, ② 이 사건 쟁점 부속합의서의 내용은 단체협약의 본질과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을 뿐만 아니라, 단체협약 적용 대상자들의 의사가 전혀 반영되지 않았고, 그들이 이를 예상할 수도 없었던 점, ③ 나아가 이 사건 쟁점 부속합의서가 작성된 후에도 원고 노동조합의 조합원들이나 피고 대표는 이 사건 쟁점 부속합의서가 단체협약의 형식으로 작성된 사실조차 알지 못하였던 점(D은 이 사건 단체협약 체결 후 F에게 이를 보고하면서 이 사건 쟁점 부속합의서를 제외한 나머지 이 사건 단체협약서 및 이 사건 단체협약 부속합의서만 영상으로 전송하였다), ④ 이에 따라 피고는 2018년도 단체협약을 중구청장에 신고하면서 이 사건 쟁점 부속합의서를 제외한 이 사건 단체협약만을 신고한 점, ⑤ 이처럼 이 사건 쟁점 부속합의서 작성 이전이나 이후에도 원고 B과 D 두 사람 이외에는 이 사건 쟁점 부속합의서의 존재나 그 내용을 알 수 없었던 점, ⑥ 앞서 본 바와 같이 단체협약은 그 대상자들에 대하여 집단적 규범력을 가지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 B과 D이 단체협약체결 권한을 가지고 있었음을 기화로 단체협약의 부속합의서 형식으로 이 사건 쟁점 부속합의서를 작성하기는 하였지만, 이 사건 쟁점 부속합의서상의 내용을 이 사건 단체협약의 일부로 인정할 수는 없다고 봄이 타당하다.
  • 7) 단체협약의 내용이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위배된다는 등의 이유로 그 법률적 효력을 배제할 수 있지만, 단체협약이 헌법이 직접 보장하는 기본권인 단체교섭권의 행사에 따른 것이자 헌법이 제도적으로 보장한 노사의 협약자치의 결과물이라는 점 및 노동조합법에 의해 그 이행이 특별히 강제되는 점 등을 고려하여 법원의 후견적 개입에 보다 신중할 필요가 있기는 하다. 또한 사용자는 근로자의 채용에 있어 재량을 가지기는 하나, 사용자 스스로 이러한 자유를 제한할 수 있는 것이므로, 노동조합과 사이에 근로자 채용에 관하여 임의로 단체교섭을 진행하여 단체협약을 체결할 수도 있다.
  • 그러나 앞서 본 이 사건 쟁점 부속합의서의 체결 과정 및 그 내용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쟁점 부속합의서는 헌법과 관련 법령이 예정하고 있는 단체교섭권의 행사 또는 노사의 협약자치의 정당한 결과물이라고 보기 어렵고, F의 퇴직 및 원고 B의 복직에 관하여 사용자인 피고 스스로가 자신의 인사재량권을 제한하려는 의사가 적절히 반영되어 있다고 보기도 어렵다.
  • 8) 노사가 일정한 조건이 성취되거나 기한이 도래할 때까지 특정 단체협약 조항에 따른 합의의 효력이 유지되도록 명시하여 단체협약을 체결한 경우에는, 그 단체협약조항에 따른 합의는 노사의 합치된 의사에 따라 해제조건의 성취로 효력을 잃는다고 보아야 한다.
  • 하지만 이 사건의 경우, 이 사건 단체협약 효력 유지의 조건이 되는 이 사건 쟁점 부속합의서가 이 사건 단체협약과는 완전히 분리되어 그 조건을 이행할 의무가 있는 피고는 물론, 실질적인 이해관계인인 원고 노동조합의 조합원들과의 사이에서조차 그에 관하여 사전에 논의된 적이 없을 뿐만 아니라, 이 사건 쟁점 부속합의서 작성 이후에도 그 존재 및 내용이 전혀 공개되지 않았다. 단지 이 사건 쟁점 부속합의서를 작성한 원고 B과 D에게 단체교섭 및 체결권한이 있었다는 사정만으로, 이를 원고 노동조합과 피고, 양측 노사의 합치된 의사에 따라 일정한 조건을 명시하여 단체협약을 체결한 경우라고 평가할 수는 없다.
  • 4. 결론
  • 그렇다면, 원고들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어 모두 기각하여야 한다. 제1심 판결은 이와 결론을 달리하므로, 피고의 항소를 받아들여 제1심 판결을 취소하고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판사 김갑석(재판장), 김민기, 이호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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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1-21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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